" ...결국 끝이 났군. 이것도 네가 본 운명 중 일부인가? "
" 네, 안타깝게도 맞아요. "
" 그런가. "
말을 마친 차가운 표정의 드래곤이 마치 창 밖을 보듯이 푸른 막의 밖을 바라본다.
그러자 그 옆에 앉아 있던 고목을 닮은 드래곤도 안타까운 표정으로 밖을 바라보았다.
전쟁의 영향으로 인해, 생기를 잃은 유타칸, 이러니저러니 해도 시크레타들은 이 땅을 사랑했다.
" ... "
불과 벼락을 닮은 드래곤이 착잡함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어찌나 세게 깨물었는지, 그 자리에서 붉은 방울이 송글송글 흘러나왔다.
" ... 표정이 안 좋네에. 지금 이 은근 기분 나쁜 상황 때문에 그러지? "
" ...나도 그 분을 무찌르는 게 모두를 위한 행동이었음을 알아. 하지만... "
" 응, 나도 알아. 나도 그 분께 충성했었던 건 마찬가지라구, 그래서 착잡한 거잖아? "
특이하고 짖궃은 외형의 드래곤이 외형처럼 기묘한 말투로 말했다.
" 근데 더 열받는 건, 저 빛 속성들이 어둠 속성 드래곤들의 활약은 다 빼먹고 이번 일을 기억할 거라는 예감이 든다는 거지이. "
" 그럴 거라는 확신도 없지 않나, 루시오. "
" 미안한데 안 그럴 거라는 확신도 없거든요? 내기라도 할래? 어떻게 할래, 오벡스? "
" 하. 좋지, 후회하지 마라. "
루시오가 혀를 삐죽 내밀며 불신과 불만을 표하자 공간 밖을 바라보던 오벡스가 짜증을 내며 답했다.
루시오가 장난스레 대꾸하자 오벡스는 약간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이런,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걸까.
" 저도 확신은 못합니다만... 이번 일로 두 속성 간의 유대가 쌓인 터라, 그러진 않을 것 같습니다. "
" 아, 졌네. 맨날 오벡스 편만 들어줘, 플로레는. "
" 오벡스, 너도 지금은 루시오한테 어울려줘라. 억지로 밝아보이려고 저러는 걸 알지 않나. "
" ... 나한테는 장난 안 쳤으면 좋겠는데, 피데스. 지금 이 상황이 나쁜 건 나도 마찬가지다. "
분위기가 약간 나빠지자, 플로레와 피데스가 둘을 제지했다. 안 그래도 좋지 않은 상황에 더욱 나빠져봤자 좋을 것이 없었다.
두 명도 그것을 알고 있었는지, 금방 수긍하고 자리에 앉았다.
네 명의 시크레타들은 복잡하고 묘한 심경이었다. 누군가는 자신의 주인의 죽음에 대한 슬픔으로, 누군가는 앞으로의 길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누군가는 이 상황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아 평소보다도 예민했고, 누군가는 다른 이들의 기분을 낫게 해주려고 일부러 장난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네 명 모두 알았다. 자신들을 이끌던 이가 없더라도, 그들이 필요한 때는 다가오고 있었다.
네 명은 그 생각에 대한 동의를 하며 준비한다.
그리고 기다린다. 그들을 이끌던 어둠의 수호자는 옳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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