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바 1서버에는 소문난 아저씨가 한명 있다.
그 아저씨는 그 아이들 사이에서 일명 "호구" 로 통하는것 같다.
왜 아이들과 아저씨로 나뉘냐고?
아이들은 그 길드의 20대들이고,
아저씨는 40대 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미 그 길드에서 나왔지만, 이번에 방송을 보고 참 안타까워 당시 얘기를 잠깐 풀어볼까 한다.
실바1에는 중립의 권리 수호를 자처하는 한 길드가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중립을 지키는 길드는 아니고, 정치를 잘해서 그렇지 사실상 영지보스도 가장 많이 먹고
아이템도 가장 많이 먹고 있는 라인 길드이다.
그런데, 이렇게 될수있었던 배경에는 소위 "호구"로 생각되는 아저씨가 한명 있다.
그 이름은 '순단'
서버 초창기부터 로한1부터 해왔다는 자부심을 보였던 그 아저씨는
남들보다 많은 로한 관련 지식으로 처음부터 랭커로 치고 나갔다.
이 길드는 실바1의 거의 유일한 BJ를 가지고 홍보하였는데, 그러다보니 BJ시청자들 위주, 젊은 세대 위주의 유저들이
몰리는 소위 파릇파릇한 길드로 이름을 알렸었다.
그러한 활동성 때문이었을까? 나이 드신 아저씨들도 여러 홍보에 못이겨 가입하곤 했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그런데 초창기에 그들은 1등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라인길드를 자처하고 나온 길드가 있었으니, 그 길드는 바로 '권력' 이다.
그렇지만 권력 길드의 행태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처음부터 라인을 자처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스에서 잦은 논쟁이 있었고, 그때마다
강한 어조로 중립을 찍어누르려 했기 때문에 초반 평판이 좋지 않았다.
특히나, 당시 랭커 1위와 랭커 2위의 언쟁이 도화선이 되었다.
이것이 현재 말하는 길드 '청와대'에 '순단'이 가입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권력'길드의 강압을 타도하기 위해 자처하고 나선 '순단', 그리고 '청와대' 길드.
초반엔 좋았다. 이미지 메이킹도 잘 했고, 무엇보다 보스를 다같이 먹는 것을 지켜냈으니까.
그런데, 이러한 목적이 '1등에 대한 욕심' 과 '랭커들간의 알력'이 개입되면서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했다.
청와대 길드 내에서는 '권력'을 찍어눌러야 한다며, 매일같이 권력길마인 무시로를 욕했다.
젊은 세대였어서 그런지, 상대방에 대한 패드립도 서슴치 않았다.
나는 그게 좀 눈살 찌푸려졌지만, 대부분 나이 드신 분들이 아무말 없었기에 나도 그냥 묵묵히 게임을 해나갔다.
내가 이 길드를 나간 결정적인 계기는 길드가 라인화 되면서 부터 그 이상으로 안좋게 본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순단 아저씨는 순수하게 이기고 싶었던 마음이었겠지..
순단은 길드원들에게 막대한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힐러들에게는 파티힐이 될수있도록 에인션트 스킬강화석을,
나머지 길드원들에게는 루비가 부담되지않도록 루비기부할수있는 루비들과 장비들을..
자신도 최강이 되기 위해, 길드원들이 최강의 옵션 장비를 가지고 있으면 다 사들였다.
의도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젊은 세대들은 돈줄을 발견한 것일까?
그렇게 강해진 청와대는 고대 악세사리와 보스 드롭 아이템을 쓸어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순단에게 받은만큼 돌려줄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들은 장비에 아무런 공을 들이지 않았음에도 악세가 나오는 족족 자기들 스펙업 하기에 바쁘거나
길드 내 과금러들에게 그들이 장비와 크론을 팔아 얻은 루비를 팔기 바빴다.
그 아저씨는 그럼에도 묵묵히 다 사들이고, 또 사들였다.
나도 똑같이 그 아저씨를 이용할수 있었겠지.
하지만 나는 중간에 길드를 나왔다. 그들이 방송에서 말하는 것들과, 하는 행태들이 너무 역겨웠으니까.
모든 길원들에게 그렇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음에도 악세 밀어주기 조차 못받는 순단 아저씨를 보며, 이 길드는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그 자리를 나왔다.
최근 키르아티비 유튜브에서 본 순단 캐릭의 상태는 나로서는 충격적이었다.
서버의 최강 길드에서 핵과금으로 도배한 최강 캐릭의 고대장비가 고작 절반도 안맞춰져있다니..
그 아저씨의 넉살이 좋았던 걸까? 아니면 그저 호구였던 걸까?
내가 전부 세진 않았지만, 현재까지 해당 길드에서 먹은 악세만 50개는 넘는 것으로 안다.
규모가 갖춰진 이후에 매일 못해도 4~5개는 먹었으니까.
그런데 순단은 아직까지도 그중 2개밖에 차고있지 않았다.
(뭐 거래불가능을 얘기하는 치도 있겠지만, 거래가능만 놓고봐도 다 맞추고도 충분할 갯수이다.)
그는 그들에게 그저 호구 아저씨였다.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쨋든 길드는 순단 아저씨의 희생에 힘입어 라인길드로 성장을 했다.
개중에는 과금을 이후 진행해서 순단 급으로 세진 유저도 꽤 있다. 그들도 역시 그 20대 아이들은 아니지만,
그들이 홍보를 잘한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겠지.
하지만 여전히, 그들 중 "아이들"이라 칭하는 20대들은 거기에 기생하여 돈을 벌고 있다.
솔직히, 그들이 빨리 원래 하던 겜이나(롤이든 배그든) 하러 갔으면 좋겠다.
순단 아저씨가 너무 불쌍하니까.
그들은 간부를 자처하면서도 길드를 위해 뭘 해야하는지 모르며,
그저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주의적 이기주의자들일 뿐이다.
순단 아저씨가 그저 불쌍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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