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드드래곤은 태생부터 순금으로 이루어져 많은 이들에게 노려지기로 유명합니다. 용은 지하땅굴 드래곤에 의해 어느 테이머의 동굴로 납치당하며 알 속에서 생각했습니다.
“힘이 없어 무르니 모두가 나를 우습게 보는구나”
이후 용은 헤츨링을 넘어 성체가 되는 날을 기약하며 끊임없이 근육을 단련하였습니다. 근육 단련의 효율을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기구가 필요했고, 구두쇠 같은 테이머의 지갑을 털기 위해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애교를 부리는 수모를 감수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성체가 되는 날.
용은 노력에 걸맞는 멋진 근육을 얻었습니다. 빨래판으로 써도 될 만큼 갈라진 복근, 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어깨..
힘을 얻은 용은 테이머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뀨?”
…….
싸늘한 적막 속에서 용은 속으로 한탄했습니다.
‘고작 헬스장을 차리겠다고 애교를 부려 수컷의 자존심을 상실했구나..’
그리고, 용은 깨닳았습니다.
테이머를 향한 자신의 감정이 복수심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그러나 뱉어진 테이머의 말 한 마디.
“난 남자야, 넌 수컷이고.”
다 컸다고 애교조차 받아주지 않는 테이머의 매정한 말 한마디에, 용은 인생의 무상함과 물리적인 힘의 무용함을 추가로 깨닳았습니다.
그 순간, 용의 몸에서 황금빛 비늘을 닮은 오라가 뻗어나와 용의 전신을 휘감으며 하늘을 향해 솓구쳤습니다.
이를 본 테이머가 말하기를,
"먼 옛날 깨닳음을 얻어 최초의 부처가 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이 싯다르타 고타마(Siddhartha Gautama)였다고 한다. 너는 성체가 되자마자 깨닳음을 얻어 육신과 정신을 동시에 완성하였으니, 부처의 이름을 쓰기에 충분하구나."
그리하여 용의 이름은 Siddhartha Gautama가 되었으나, 그의 추태를 봐온 다른 용들은 그를 부를 때 애정과 조롱을 동시에 담아 이렇게 부릅니다.
“애교많은 골드드래곤!”
그러나 깨닮음을 얻은 용은 이름에 연연하지 않고, 건강한 습관을 위해 꾸준히 근육을 단련하며 땀내나는 하루하루를 이어나갑니다.
언젠가는 다른 용들이 그의 깨우친 정신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부처의 이름으로 불러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더욱 강해진 근육과 눈부신 금빛 오라에 위압당한 용들에 의해 새로운 별명이 생길지도 모르겠군요.
골드드래곤의 호칭이 어떻게 될지는 긴 이야기를 들어주신 여러분들의 상상력에 맡기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The End-
같은 제목과 내용으로 자랑게시판에도 글이 올라가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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