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나는 한때 같은 하늘을 날았다.
우리가 나서는 전장마다, 함성은 메아리가 되어 이어졌고 우리는 희망이 되었다.
신의 대행자로서, 모두에게 행복을 알려주며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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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아 아오라가 쓰러진 순간, 세상이 잠시 숨을 멈춘 듯 했다.
그녀의 빛이 사라짐과 동시에 나의 하나뿐인 친우도 모습을 감췄다.
이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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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라의 죽음은 다크닉스의 분노가 되어 돌아왔다.
수많은 생명이 짓밟혀 바스라지듯이 사라졌고, 피에 물든 비명으로 세상이 가득 찼다.
나는 신의 대행자이자 그의 유일한 친구로서 모든 일을 마무리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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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목을 물었다.
하늘은 갈라졌고, 별빛마저 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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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희생 끝에, 나는 내 생명을 태워 그를 봉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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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끝났다.
불길도, 비명도, 이제는 바람 속에 스며들어 사라졌다.
알리티아의 생명들은 환호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
나는 세상을 구했다.
그러나 마음 속엔 허무함만이 남았다.
그는 내 형제였고, 나의 버팀목이었다.
빛으로 그를 꺾은 순간, 나는 절반을 잃었다.
나는 승리자가 아니었다.
함께했던 친구조차 지키지 못한 패배자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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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세상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그림자처럼 떠돌았다.
함께했던 모든 순간이 꿈처럼 흩어지고, 웃음과 눈물이 뒤엉킨 기억만이 피로 물든 하늘을 채웠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승리라는 이름 아래, 지켜야 할 친구도, 생명도, 나 자신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것을.
이 상실은 끝나지 않았고, 나는 끝없는 허무 속을 떠돌아야 했다.
함께 하늘을 날던 그 날들은 이제 돌아오지 않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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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존재를 잃은 슬픔은 내 날개를 무겁게
눌렀지만, 나는 날개를 접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도, 바람 속에서도, 나는 날아야 했다.
그 빛의 조각들을 모아, 언젠가 다시 세상을 밝힐 수
있으리라는 믿음 하나만으로.
…후. 아직 날 수 있군.
잃은 것이 많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날개를 접지
않겠다.
조금씩, 천천히라도, 세상은 다시 밝아질 테지.
그래.. 다시, 날아야겠군
이번에는 고대신룡의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지난번 다크닉스의 타락에 이어, 전쟁에서 승리하고 하나뿐인 친구를 자신의 손으로 봉인시킬 수 밖에 없던 누군가의 허무함이 잘 드러났으면 좋겠네요.
이번에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지난번 글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기뻤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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