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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빌리지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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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빌리지

크리스마스의 빌리지

 

번뜩!

알람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눈이 번쩍 떠진다.

시간은 7시. 평소라면 깊게 잠들어 있을 시간이다.

그러나 오늘이 무슨 날인가.

 

“메리 크리스마스!”

 

방문이 벌컥 열리며 시종 꽁꽁이 한 마리가 들어왔다.

등에는 빵과 잼, 땅콩버터와 수프가 담긴 그릇이 올려진 쟁반이 놓여있다.

쟁반을 떨어뜨리지 않으려는 듯 시종 꽁꽁이는 비틀비틀거리며 천천히 내 침대를 향해 다가왔다.

 

“여왕은 어디갔냐?‘

 

나는 아침밥이 차려진 쟁반을 받으며 물었다.

꽁꽁이는 싱긋 웃으며 창문밖을 가리켰다.

창밖에는 엊그제 온 눈이 아직도 녹지 않은 채로 햐얘진 빌리지가 펼쳐졌다.

그리고 빌리지 한가운데에는 거대한 눈 섬? 성? 이 솟아있었다.

분명 어젯밤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저 정체가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우선은 아침밥이 먼저다.

나는 능숙하게 잼과 땅콩버터를 빵에 바르고는 한입 베어물었다.

땅콩버터 잼 샌드위치야 언제나 맛있다.

꽁꽁이들이 내온 수프도 따뜻하니 맛있었다.

아침밥을 싹싹 비우고는 빈 쟁반을 다시 꽁꽁이에게 건내주고는 터덜터덜 방 밖으로 나섰다.

 

”일어났어? 너답지 않게 평소보다 일찍 깼네?“

 

분명 새벽 동이 틀 무렵에 깼을 고대신룡이 해맑게 맞아준다.

고대신룡은 은은하게 빛을 내뿜고 있었고, 벽에 걸린 장식들에 반사되며 거실은 반짝반짝 빛나는 장식들로 가득찬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비록 이 멋진 분위기에 화룡점정으로 딱인 벽난로가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한쪽 구석에 웅크려서 자고 있는 파이어 드래곤이 그럭저럭 분위기를 내주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문을 염과 즉시 거센 추위가 집안으로 몰아쳐왔다. 고대신룡은 물론이고 다른 드래곤들까지 덜덜 떨며 아직도 곤히 자고있는 파이어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딱 하나, 빙하고룡만큼은 멀쩡했다. 원래도 차갑던 녀석이라 딱히 타격이 없나보다.

집밖 눈덮인 빌리지에는 신난 꽁꽁이들로 가득했다.

 

”크리스마스라고 일찍 일어난거야?“

 

밖에서 꽁꽁이들과 눈사람을 만들던 번개고룡이 다가왔다.

 

”나는 꼭 크리스마스만 되면 일찍 일어나더라고.“

 

번개고룡은 장난스럽게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덕분에 딱딱거리는 소리와 함께 머리카락이 솟아올랐다.

 

”아 정전기!“

 

번개고룡은 킥킥 웃으며 내 손끝을 톡톡 건드렸다.

 

따닥!!

 

아주 잠깐이었지만 분명 불꽃이 튀었다.

저 짖궂은 녀석 같으니라고.

정전기 일으키기는 저 녀석이 나한테 자주 거는 장난이다.

 

”그나저나 저 눈산은 뭐야?“

 

나는 빌리지 중앙에 쌓인 거대한 눈더미를 가리키며 물었다.

눈더미를 자세히 보니 중간중간에 꽁꽁이들이 파묻혀 있는 것이 보였다.

 

”밤새도록 꽁꽁이들이 만들었어. 가까이 가서 봐봐.“

 

눈더미는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거대했다. 저 안을 파낸다면 삼층집이라도 지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머리나 뒷다리만 빼꼼 내민 채 파묻혀 있는 꽁꽁이들을 보니 웃음이 났다. 멀리서 보면 장관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이만큼 웃긴것도 없을 것이다.

 

”프로스티나?!“

 

나는 눈더미 주변을 걷다 깜짝 놀랐다.

프로스티나였다.

프로스티나 역시 눈더미속에 파묻힌 채 얼굴과 날개 일부만 내밀고 있었다.

그럼에도 즐거워하는 꽁꽁이들을 사랑스럽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안불편해?“

 

프로스티나는 씨익 웃기만 했다.

자세히 보니 더 위에는 클라비스도 있었다.

물론 프로스티나만큼 편하지는 않은 것 같지는 않지만.

 

빌리지에 흐르던 강은 어느새 꽝꽝 얼어붙어있었다.

얼음 두께만 한 15센치는 되는 것 같다. 스케이트 타기에는 완벽하겠군.

한 무리의 꽁꽁이들이 미끄러져가며 지나갔다. 청룡도 몸을 길게 뻗고는 거대한 얼음썰매마냥 미끄러져 내려갔다. 등 위에는 해치 여러마리가 타있었다.

재밌겠네. 나도 좀 태워주지.

 

한쪽에서는 내 키의 절반만한 사이즈의 시그니쳐 드래곤들이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제트 드래곤이 쏜 강력한 바람에 눈이 이리저리 휘날렸다. 이로 인해 구석에서 잠들어 있던 다크닉스가 깼고,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다크닉스는 눈이 썩 좋지 않은 모양이다. 혼자만 이 하얀색 날과는 대비대는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뒤덮인 채 눈이 쌓이지 않은 나무그늘 아래에서 혼자 주저앉아 있었다.

장난스러운 꽁꽁이 몇 마리가 다크닉스 주변으로 눈 벽돌을 만들어서 쌓기 시작했다.

곧 다크닉스만을 위한 거대한 이글루가 완성되었고, 이글루 안의 다크닉스는 편안하게 잠들어 있었다. 따뜻하긴 한가보다.

 

나는 의자 위에 덮인 눈을 털어내고는 털썩 주저앉았다. 드래곤들은 저마다 즐겁데 놀고 있었지만 나는... 누구랑 뭘 해야하지?

대부분의 지인들은 여행을 가고 없다. 리베티들도 오늘은 쉬는 날이라 그런지 오는 편지가 한통 없다. 그와중에 누리에게 온 편지는 하나 있네. 몇주 전에 곡괭이 들고서는 모험하러간다 소리치더니 뭘 또 열심히 캐고 있나보다. 그리고 함께 동봉된 사진에는 치즈 돈가스를 먹고 있는 즈믄. 그래그래...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같은 날에 눈이 오면 완벽할텐데...“

 

언제 빠져나왔는지 클라비스가 다가왔다.

뭐, 크리스마스는 역시 화이트 크리스마스지. 프로스티나한테 부탁이라도 해야할까?

 

”프로스티나한테 눈좀 내려달라고 부탁하고 싶지만 저 눈산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안해.“

 

클라비스는 점점 더 높아져가는 눈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나저나 저거 언제 치우지...

 

”우리가 해봐?“

 

청룡이 물었다.

마침 마니아작중이라 빌리지에 넘쳐나는 것이 청룡이다. 다 모으면 50마리도 넘을 것이다.

 

”싹다 불러모아서 눈좀 내려봐.“

 

내 말에 50마리가 넘는 청룡들이 일제히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번쩍!

청룡들의 여의주가 황금빛으로 번쩍이며, 하늘은 금세 구름으로 뒤덮였다.

 

”눈이 온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큼지막한 눈송이들이 하늘 위에서 펑펑 쏟아진다.

여기저기서 환호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뮤직 드래곤은 목청을 가다듬더니 캐롤을 부르기 시작했다.

수많은 드래곤들이 합창을 하며 아름다운 노래가 들려왔다.

 

”그나저나 파워는 아직인가?“

 

나는 눈에 흠뻑 젖은 번개고룡에게 물었다.

 

”곧 도착할걸?“

 

쿵!

 

갑자기 울리는 큰 굉음.

저 멀리서 거대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바로 거대한 나무.

를 들고 오는 파워 드래곤.

 

”트리가 왔다!!“

 

파워는 큰 소리로 외치며 잘 보이는 곳에 거대한 나무를 꽂아넣었다.

 

”오랜만에 실력발휘좀 해볼까?“

 

빙하고룡은 거대한 나무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앞발을 들어올렸다.

수많은 조약돌만한 얼음조각들이 생겨나더니 트리에 옮겨붙으며 반짝이는 트리가 완성되었다.

 

”트리에 조명이 빠지면 아쉽지.“

 

고대신룡은 창고 한 구석에서 찾은 조명을 들고오더니 나무에 칭칭 휘감았다.

 

”자, 그럼 점등!“

 

번개고룡이 조명의 전깃줄을 감싸쥐자 조명에서 환하게 알록달록한 빛이 들어왔다.

 

”우와아아...“

 

”아직 하이라이트가 남았어!“

 

고대신룡은 높게 날아올라 트리 맨 끝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화악!

 

고대신룡의 왕관이 밝게 빛을 내며, 트리 꼭대기에서 아름답게 빛이 났다.

 

”이제 완벽한가?“

 

파워 드래곤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제일 중요한게 빠졌잖아.“

 

그때 저 멀리서 호저리가 달려왔다. 호저리는 커다란 보따리 하나를 끌고 있었다.

 

”모두들 받아!“

 

호저리가 보따리를 공중으로 던지자 형형색색의 선물이 담긴 양말들이 흩뿌려졌다.

 

”와아아아!!!“

 

모두들 즐거운 환호성을 질렀다.

 

크리스마스날에 선물이 빠지면 섭하지.

나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올려다보았다.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날, 아름답고 밝게 빛나는 크리스마스 트리, 즐겁게 축제를 즐기는 친구들. 이보다 더 완벽한 크리스마스가 있을까?

나는 씨익 웃었다.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즐겁다. 오늘같이 즐거운 날, 모두 함께 즐기자고!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작가의 말-

정말 오랜만에 써보는 드빌 소설이네요. 

오늘은 크리스마스! 다들 오늘 무엇을 할건가요?

(그와중에 저는 독감 걸려서 계속 기침하고 있답니다ㅠㅠ)

아무튼,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곧 다가올 새해도 즐겁게 보내세요!

from. 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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