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이카로스가 있었다.
그는 호기심이 많았다.
어느 날, 그의 무리는 심해에서 각자 먹이를 찾아 오는 어린 이카로스에겐 꼭 필요한 훈련을 했다.
그가 사는 곳엔 아네모네와 말미잘이 가득한 지역이라서 먹이를 구하기 쉬웠다.
어린 이카로스는 촉수를 휘저으며 말미잘을 찾아 나섰다. 마침내, 그는 작은 아네모네의 알을 발견했다.
알은 금이 크게 갈라져 있어 곧 부화할 것 같았고, 크기는 그의 앞발의 절반만 한 아주 작은 크기였다.
어린 이카로스는 점점 알에게 다가갔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알이 쩍쩍 갈라졌다. 알이 부화해 아주 작은 아네모네가 부화했다.
눈은 마치 푸른 바다 같았으며, 바다의 모래알 같이 반짝이는 비늘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어린 이카로스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보았다.
어린 이카로스는 그런 아네모네가 귀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천적 관계였다. 돌볼 수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가 먹이로 삼거나 두고 간다면 그녀는 무사하지 못할 것이 확실했다.
그는 촉수를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변화시키다 마침내, 그는 아네모네가 들어갈 만한 크기의 주머니를 만들어 내었다. 그는 두 앞발로 아네모네를 조심히 들어올리고 주머니에 살포시 넣었다.
그러고는 다른 이카로스가 발견하지 못하도록 숨구멍을 남긴 채 촉수를 움직여 입구를 숨겼다. 그는 주변에 다른 이들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른 말미잘을 하나 챙겨 무리로 향했다.
그는 무리들 사이에서 불안하게 식사를 끝냈다. 생명들의 겁에 질린 모습이 선명하게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그래왔으니까.
모임이 끝나고 그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바위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촉수를 열어 아네모네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잠들어 있었고 아무런 상처 역시 없었다.
그는 그런 그녀를 깨웠다.
"우.. 우웅... 야아..."
"야!"
"우우웅...?"
방금 부화해서 그런건지 종족이 다른 건지 말이 잘 통하지 않았으나 뉘앙스 정도는 알아들었다.
"너..!
나가지 마! 알겠지?!
나가면 밖에 다 너를 먹을 거야!"
아네모네는 겁에 질린 눈으로 그를 보았다.
"우.. 우웅..."
어린 이카로스는 그 상태로 다시 돌 틈을 비집고 나가 여러 가지 재료들과 산호초 가지, 물고기 약간을 가져오고 사냥했다.
이카로스가 두 손에 재료를 가득 들고 들어왔다.
이카로스는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산호초 가지들을 엮고 또 엮어 둥지를 만들어 냈다. 그 후, 그는 아네모네를 살포시 올려 놓았다. 그러고는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는 여러가지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아네모네 앞에 두어 그녀의 취향을 알아내려 했다.
아네모네는 작은 물고기를 먹기 시작했고,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들은 몇 년동안 그렇게 살아왔다.
그 사이에, 어린 이카로스는 어느새 그의 무리 리더가 되었고, 아네모네는 성체가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바깥의 상황을 몰랐다. 그녀는 이제 다 컸으니까 됐다고 생각하고 돌 틈을 비집고 나섰다. 그러나, 멀리 가지 못한 채 이카로스들에게 포위당했다. 그들은 강력한 독소를 뿜으며 그녀를 서서히 중독시켜 갔다.
그리고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
그녀가 눈을 뜬 후, 그녀는 돌 무더기 사이에 걷혀 있었고, 그 돌들은 엄청나게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녀의 귤빛 비늘은 점점 타들어 검붉게 변했고, 그녀의 정신이 혼미해져 쓰러지려는데, 그녀는 괜찮냐는 얘기를 들었고, 결국엔 그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대장 이카로스는 울부짖었다.
그는 그의 절친을 잃었다.
그는 점점 감정이 깊어져 갔다. 그 때, 그의 머릿속을 한 대화가 가로질렀다.
"야! 너 왜 이렇게 말미잘 못 굽냐?"
"내가 그러고 싶었겠냐?"
"지금 식량이 이것밖에 없다구!"
"아휴.. 알겠어... 내가 루스페론 아저씨께 다녀올게.. 하아.."
그 대화에는 어린 이카로스도 있었다.
"왜요?"
"왜라니! 말미잘이나 아네모네를 태웠을 때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게 해주는 것이 루스페론 대장 아저씨의 발광 플랑크톤이니까!!"
그는 깨달았다.
그는 촉수의 모습을 유선형으로 바꿔 엄청난 속도를 예고했다. 그의 절친이 절대 떨어지지 않도록 촉수를 단단히 엮었다.
그는 별빛의 산호초로 향했다.
그가 도착했을 때, 바토가 가장 먼저 경고했다.
"내가 말했지!
작작 좀 올라오라고!!!
물고기 친구들이 싫어하잖아!!!"
"바토 말이 맍아!!"
다들 그렇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장로 루스페론의 시선은 달랐다.
"어떤 일로 왔지..?"
그는 고개를 떨구고 품에 절친을 안았다.
장로 루스페론은 말 없이 플랑크톤 병을 내밀었다.
이카로스는 병을 챙긴 후 깊은 바다의 품으로 돌아갔다.
..........
그 이후, 대장 이카로스는 아네모네 식용 금지 법안을 만들었고, 그들을 바다 위쪽으로 풀어주었다.
산호초의 먹이 경쟁에서 밀린 그들은 난파선에서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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