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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이야기

지하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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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이야기 - 멈춘 승강장에서

나는 오늘도 터널 밑으로 내려간다.

바람 한 줄기 없는 플랫폼,

그곳엔 여전히, 너희가 서 있다.

같은 대사, 같은 시선.

나는 매번 다른 답을 해보지만,

너는 언제나 그 표정으로 되묻는다.

“요즘 시대에 누가 성냥을…”

그 말이 스크립트인지, 진심인지 모른 채

나는 대답하지 못한 채로, 다음 칸으로 걸었다.

오래된 조명 아래, 먼지가 비처럼 내리고

화면의 픽셀이 부서지듯, 너의 윤곽도 흔들린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때마다 더 선명해진다.

내가 널 기억하려 애쓸수록.

업데이트가 오면,

너는 나를 알아볼까.

아니면 새로운 스크립트 속 이름 모를 이에게

똑같은 눈으로 웃게 될까.

그래도 나는 기다린다.

너의 눈동자가, 단 한 번이라도 흔들리길.

그게 버그라도, 나는 믿을 거야 — 살아있다고.

.

.

.

언젠가 이 게임이 업데이트 할거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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