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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렌은 고개를 털었다. 잠을 깨우기 위해서다.
“넌 집에 가도 돼.”
첸이 이해한다는 듯 말했다.
“첸은 깨어 있는데 저만 자면 되겠나요.”
“넌 본명으로 불러도 된다니깐. 가족끼리 가명이 뭐야, 가명이.”
첸이 부드럽게 꾸짖었다.
“알겠어요, 찬.”
깊은 밤은 끝날 줄 몰랐다. 계속 앉아 있었더니 허리도, 다리도 뻐근했다.
그러다 문뜩 궁금증이 생겼다.
“찬은 어쩌다 호위무사를 하게 됬어요? 이렇게 힘든 일을.”
찬이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아주 어릴 때 왕의 행차를 본 적이 있어. 왕의 옆에는 엄마와 아빠가 있었지. 너무 멋있어 보였어. 아마 그때부터 호위무사를 꿈꿨을 거야.“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잠을 줄여서 까지 일 할 가치가 있을까?
제이렌은 긴 꼬리를 탁 내리쳤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교대를면하면 좋을 텐데요. 왕을 하루 종일 따라다니다니.”
찬이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았다. 제이렌은 그 미소를 동의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제이렌은 뒤를 돌아보았다. 자신의 몸집만큼이나 큰 문이 자리잡고 있었다. 왕의 방, 왕이 생활하는 곳이다. 제이렌은 단 하루라도 그 방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금으로 된 수저와 잔, 화려한 침대.
물론 찬과 함께.
“내가 드래곤이고 네가 인간이라면, 넌 나를 선택했을까?”
찬이 중얼거렸다. 제이렌은 생각에 잠겼다. 과연 그럴까? 내가 인간이라면, 찬이 드래곤이라면, 나는 찬을 골랐을까?
“그러게요. 전 어땠을까요.”
그 말에 찬이 화들짝 놀랐다.
“혼잣말이였는데.”
“앗, 죄송해요! 일부러 들은 건 아니였어요.”
“괜찮아. 같이 생각하면 좋지.”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제 새벽이네. 곧 교대하는 사람이 올거야.”
찬이 기쁜 듯 말했다. 제이렌은 집에 가서 푹 잘 생각에 들떴다.
“어이, 첸! 잘 있었어?”
교대하러 온 다른 호위무사가 반갑게 인사했다.
“오늘도 잘 부탁해.”
찬이 다른 호위무사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우린 이만 가자,”
찬이 제이렌을 툭 치며 출구 쪽으로 걸어갔다. 제이렌도 얼른 따라 나섰다. 집에 갈 생각에 발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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