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내가 가려던 곳은 담배 가게뿐이였다.
시끄러운 거래소 옆에 있는 자그마한 구멍가게.
분명 거래소를 드나드는 자들을 대상으로 그러한 위치를 잡은 게 분명했다.
가게 안의 주인장은 내 꼴을 보며 다시금 드래곤 알 하나 키우라며 시끄럽게 재잘거렸다.
“아… 예.”
더는 그 소음을 듣고프지 않아 대충 잘라넘기고 밖으로 나왔다.
소음을 벗어나고자 했지만 옆 거래소는 우격다짐이라도 벌어진 듯 그 가게보다도 더 소란스러웠다.
분명, 혈통을 속이거나 과도한 흥정이 있었겠지.
그 소란은, 내게 잊힌 기억 하나를 펼치는 것만 같았다.
분명 내 키가 네 척 정도이던 때였을 것이다.
그때에도 분명 이러한 싸움은 있었고, 여러 사람의 손을 오고가던 그때 당시의 고가치의 알들이 있었다.
화폐 없이 물물교환으로 알과 알을 건네받는 모습은 지금이나 과거나 야만스러웠다.
그러나 차이라면… 내 옆에는 한 때 같이 다니던 여자아이가 있었다.
그래… 아마도 여동생이였을 것이다.
대략 5살쯤에 짜리몽당한 키를 가졌던…
이러한 야만스런 장소를 오히려 신기하다고 뛰댕기던
…
..
굳이 더 생각할 가치는 없는 기억이였다.
이미 더 이상 만날 수도 없는 자를 회상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쓰라렸다.
새로 산 담배를 불에 붙이고, 연기를 내뿜으며 그냥 발이 가는대로 방황하기로 했다.
단지 이유는 없었다. 그냥 그래야만 될 것 같다는 충동이 들었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정처 없이 걷다가 발에 무언가가 채여 걸음을 멈췄다.
불꽃을 일렁이며 타오르는 붉은 무언가.
희미했던 기억이지만, 난 분명 이것을 옛날에도 본 적이 있었다.
그래… 이렇게 생긴 것은 하나뿐이다. 드래곤의 알.
몇 분을 걸었음에도 난 여기가 아직 거래소 근처임을 알았다.
분명 주인이란 것이 가치가 낮다고 생각했기에 대충 버려졌겠지.
그냥 발로 걷어차버리고 걸어갈 수도 있었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그것을 슬쩍 들어보았다.
분명, 빨리 던져버리고 내 방구석으로 향해야만 했다.
이것 역시 재앙을 품은 알일 것이다. 분명 이 안에는 모든 것을 불태울 괴물이 잠들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았다.
단지, 그 잊었던 사람의 말이 떠올라서일까.
아마도 “언젠가 갑자기 딱 운명같은 만남이 있을 거야!”와 같은 말이였을 것이다.
결국 나는 이것을 호수에 던지지도, 지나가다 보호소에 슬쩍 두고 오지도 못한 채 집으로 들고 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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