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릉 쾅.
수면을 때리는 굉음이 지속되자, 마리투스는 창을 들었다.
어두운 밤바다의 수면을 내리치는 벼락이 수면을 뚫는 일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 굉음만은 확실하게 들려왔던 까닭이다.
그 굉음이 해룡왕의 심기를 어지럽힌다면,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제 할일이라 느낀 그는 그대로 날아올라 어둠 속을 향해 창을 휘둘렀다. 물로 이루어진 날은 순식간에 그 어둠 속을 헤집었다.
벼락을 간단히 가르며 나아간 참격이 다다른 곳엔 아무것도 없었기에, 마리투스는 저를 향해 날아온 벼락을 가볍게 피해내곤 그제야 혀를 찼다.
도망쳤다. 빌어먹을.
본디 피데스가 사랑한 것은 어둠이면서, 동시에 그 어둠의 고요한 면모였다.
제 벼락이 동반한 굉음이 이를 무너뜨리는 꼴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약한 것들이 벼락에 무너지는 모습이 유쾌했다. 간혹 그 중에 버틸 수 있는 강한 것들과의 싸움이 그를 정말로 기쁘게 했다.
그래서 피데스는 언제나처럼 벼락을 내리친 것 뿐이었다. 어두운 밤하늘 속에 섞인 채로. 여느 때 처럼.
그런 그는 저를 향해 날아오는 날을 보았다. 물로 이루어진 그것은 빠르게, 저를 배제하겠다는 듯이 정확한 위치로 날아오고 있었다.
이전, 귀찮은 녀석들과의 싸움을 떠올리곤, 차라리 그 때보단 낫다고 생각하며 피데스는 날개를 넓게 펼치곤 곧 위로 날아올라 그 참격을 피해냈다. 제 특유의 벼락을 참격이 날아온 곳을 향해 쏘아낸 피데스는 하늘의 구석을 보곤 얼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피데스의 즐거운 시간은 슬슬 끝이라는 듯, 먼 곳에서 동이 터오는 것이 보였으니까. 쳇, 이라며 혀를 찬 그는 그대로 어둠이 물러가기 전 빠르게 날아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칼날을 쏘아낸 이는 분명 강자일터지만, 어둠이 가신 곳에서 오래 있고픈 마음은 추호도 없었으니까. 만일 다시 붙는다면 다시 저 해가 지고 그가 사랑한 어둠이 돌아온 이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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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대로 대충 휘갈긴거라 탈고안했습니다.
오탈자 비문 등 지적 환영합니다.
그냥 대충 최애 두마리 같이 냅둬보고 싶었어요. 설정이나 개연성 그런건 모르겠네요 ㅇㅅㅇ.
근데 왜 싸우냐면 그냥…?
기분상으로?
아니 뭐랄까… 마리투스가 인겜 성체있어야 보는 그 스토리에서 아쿠리스 행성에서 벼락 창으로 갈라버리는게 개멋있길래 그만 ㅎㅎ…
ㅎ… 그렇게 됐다 피데스야.
이런것도 여기 올려도 괜찮…긴 한건지 모르겠네요.
근데 분명 먼저쓰던 소재는 어번고&피데스 조합이었는데 왜 이렇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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