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정리해보는 밴드곤의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라고 해봤자 별 건 없고 굉장히 짧은 디자인 비화에 가깝네요🤔 디자인이 꽤나 빠르게 된 친구이다 보니 그 전에 자작룡 디자인 글로 올렸던 다른 자작룡 얘들과는 달리 따로 디자인의 변천사 과정?은 적은 편입니다.
그래도 밴드곤이 이번에 당선되었고, 5월 마지막에 다른 분들에게 설화로 풀릴 것으로 보이니 이참에 한번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디자인하면서 이런 케이스가 있구나 정도로만 봐주시면 될거 같네요 :)
Q. 밴드곤을 디자인함에 있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기존 자작룡이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필통곤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약품 드래곤의 단계에서 멈춰있던 필통곤에게 있어서 “숲속의 의사” 컨셉을 최종적으로 확립하게 된 계기가 필통곤이 된 것 같아요. 머리에 밴드들만 붙이긴 뭐해서 골머리를 썩이던 도중 필통곤의 큰 귀의 디자인을 참고해서 밴드곤에 한번 적용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고, 이것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법 잘 어울려서 최종적인 디자인 요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필통곤의 서식지인 숲속의 키워드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어서, 순수 땅 속성의 드래곤임을 조합하여 최종적인 컨셉을 확립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서식지도 필통곤과 똑같은 숲속이고, 키와 몸무게도 필통곤보다는 조금 더 작고 가볍게 설정했습니다. (제출하고 공모전 둘러보면서 알았지만 의외로 밴드곤이 가장 작은 자작룡은 아니더군요)
일단 결과적으로 밴드곤과 필통곤이 드빌컬에서 서로 만나게 되었으니 좋은 선후배가 되겠네요. :)
Q. 밴드곤의 초기 아이디어는 정확히 어떤 건가요?

대충 요약하면 정말로 이랬다.
원 글에서도 언급했듯 원래 밴드곤의 초기 아이디어는 구급상자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약품으로 다른 드래곤들을 치유하는 설정이었죠. 다만 구급상자 자체를 디자인적으로 살릴 방법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아서(아이디어가 생각났을 당시에 대강의 설정만 생각났고 디자인은 도무지 안 떠올랐습니다), 우회책으로 여러 약품들의 특징을 대신 살리자로 컨셉을 정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밴드곤이 되었습니다.
메인 모티브는 이름대로 반창고 형식의 밴드, 그리고 연고 방식의 상처약. 형태의 경우 꿀벌에서 일부 모티브를 참고했습니다. 다른 약품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해당 기능을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다는 설정을 추가하기 위해 소독용 솜, 모기 물파스, 면봉을 세부 모티브로 정했고, 이것이 각각의 세부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디자인적으로 각 모티브마다 반영한 요소들은 다음과 같네요. :
- 몸 곳곳에 난 반창고들 (메인 모티브 1인 반창고)
- 연고 튜브를 연상케 하는 꼬리 (메인 모티브 2인 연고)
- - 목 주위의 털들 (세부 모티브 1인 소독용 솜)
- - 푸른 양손과 팔목의 고리, 어께의 노란 문양들 (세부 모티브 2인 물파스)
- - 몸의 적갈색 부분과 털로 덮인 발바닥 (세부 모티브 3인 면봉)
설정의 경우 상처를 치료하는 크림을 꼬리로부터 만드는 설정이므로 이 설정을 보강하기 위해 주식은 약초로 설정했고, 딱히 날 수 있거나 다른 특별한 능력도 있는 건 아니기에 속성은 순수 땅 속성이 되었습니다. 땅 / 꿈 속성으로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컨셉 상 딱히 꿈과 연관지을 필요가 없어 보였기에 순수 땅 속성으로 정하는 건 막지 못했네요.
이외에도 목 밑이나 배, 뒷발 등의 옅은 적갈색 부분은 살짝 나무 같은 질감이라는 설정도 넣는 것도 고민해봤는데(면봉의 목재 몸통에서 모티브를 따온 부분), 질감을 표현하기 난감할 것 같아서 그건 보류했습니다.
Q. 밴드곤을 디자인함에 있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거나 의식했던 기존 드래곤이 있나요?
자작룡 디자인을 할 때 최대한 모티브들의 레퍼런스를 참고하면서 만들다 보니 기존 드래곤들을 딱히 참고하는 편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제출한 참여작들 역시 같은 방식으로 레퍼런스들을 참고해서 만들었죠. 가능하면 제 자신의 상상력을 최대한 짜내서 만드는 편이긴 합니다.

밴드 없는 밴드곤 (이름값 못하는 버전)
다만 참고한 기존 드래곤이 없던 것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램곤과 스파인 드래곤이 좀 의식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이 둘과 비슷한 게 조금 신경쓰였거든요. 램곤의 경우 목 주위의 털이, 스파인 드래곤의 경우 밴드곤이 밴드가 다 빠졌다면 뾰족한 비늘 뭉치들이 드러나니 이 모습이 스파인 드래곤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밴드곤의 초안은 정확히 어땠나요?
언급했듯 아이디어 자체는 두루뭉실하게 그저 구급상자에서 시작했고, 그래서 극초기 아이디어 자체는 그냥 에그마용 마냥 구급상자가 몸통이거나 구급상자가 꼬리인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상처약에서 모티브를 따오자가 빨리 떠오른 덕에 디자인이 신속하게 건설되어서 초안 자체는 굉장히 빠르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지난번에도 올렸던 위 스케치가 디자인이 거의 완성된 버전인데, 이보다 이전의 초안은 스케치 제작 중에서 구상되어 빠르게 진척된 데다가 사실상 귀하고 팔의 문양만 뺐다고 봐도 무방. 그래서 은정학이나 툼스톤보다는 빠르게 만든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상단에서 언급했든 귀를 추가하는 등의 세부 디자인을 더 추가하기 위해서 고민을 좀 했고, 어께의 문양을 넣는 것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좀 들었네요.
배색 초안의 경우 2가지로 나눴는데, 공통적으로 실제 판매하는 유명한 상처약 브랜드에서 따온 연두색과 주황색입니다. 파란색 포인트들은 그 전에 어느 정도 확립을 해놓은 상태. 다만 연두색은 식물에 가까운 느낌이어서 순수 땅 속성과는 거리가 조금 있어 보이고, 모티브를 잘 살리는 느낌은 아닌거 같아서 최종적으로 주황색 배색으로 결정했습니다.

폐기된 연두색 배색을 낙서로 살려보자면 이런 느낌. 라임맛 느낌이 나긴 하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밴드 색깔하고 영 부자연스러워 보이기에 주황색으로 바꾼 건 잘한거 같긴 합니다. 레코드 드래곤처럼 반대 성별의 배색으로 해도 되었겠지만, 그냥 일관된 컨셉으로 밀고 나가는 게 아무래도 좀 더 직관적이겠죠.
일단 정리해보면 이렇긴 합니다. 여기서 굳이 더 이야기하자면 밴드곤을 디자인할 8회차 공모전 때는 드빌컬이 정말 많이 휘청였던 때고 저도 이런저런 이슈에 학업에 복각했던 시기라 일러스트 그릴 때 많이 힘이 빠졌다는 것 정도. 그 당시에는 은정학이나 툼스톤같이 풀 파워로 그리지는 못했던 거 같네요.
그리고 혹시나 밴드곤에 대해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다면 최대한 답변을 남겨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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