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으로 사과에 대해 여전히 사람들이 화가 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일어난 모든 일들에 대해 반복적으로 [가치보존을 위해], [더 나은 방향을 위해], [유저를 위해] 서였다고만 설명하려 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그런데 유저들에게 와닿기로는 그게 사실이 아닌 것 같은 거지요…
그러니까 ‘이건 유저나 게임을 위한 방향이 아니지 않느냐’는 항의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사과의 말에서 지향하는 방향성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이죠. 동시에 진짜로 소통할 의지가 와닿지 않는다는 반감이기도 하고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님들의 돈을 좀 더 잘 뽑아먹기 위해], [무과금러들을 좀 더 피말려 옥죄고 과금 플레이로 유저들을 유도하기 위해] 그랬다고 사과문에 적는 것도 사실상 어불성설입니다. 정황상 현시점에 컨텐츠가 변화된 방향성이 혹여나 이 방향이 아닌가 하는 의심들이 커져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예시로 들었습니다.
가치보존이나 유저를 위하려면 다른 접근법이 더 많았을텐데 말만 너무 허울 좋은 데에 반해 행동은 모순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유저들도 게임이 흥해야 더 오래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을 더 확보하고자 하는 목표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게 보편적인 마인드셋입니다. 특히 수긍이 갈만한 과금컨텐츠는 오히려 게임을 풍부하게 해주어 환영받기도 합니다. 지속적으로 변화를 위해 준비중이라고 답변해주시고 실제로 크고작은 업뎃들과 기획들을 공유해주고 있기에 분명 열심히 일하고 있는 분들이 있겠구나 짐작은 갑니다. 그러나 이 게임으로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 건지에 대해서는 불신이 생기게 되는 듯 합니다. 특히 유저들에게 치명적인 변화를 굳이 사전에 공유해주지 않기로 한 것은 몇년을 운영하셨던 간에 앞으로를 의심하게 되기 마련이라고 봅니다.
운영진 분들이야말로 누구보다 게임이 오래, 더 널리 흥하게 되길 원하시겠죠. 특히나 서로 화목하게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간의 개발자노트들을 읽다보면 많은 분들이 노력했겠구나 싶어 안타까움이 들다가도 왜 한순간에 이런 결정들로 도달한 건지 의문스럽기도 합니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유저들이 속속들이 알 이유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걱정없이 즐겁게 게임만 할 수 있게 컨텐츠와 방향성이 안정되면 좋겠는데 불안하니까 추측을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일을 벌린것과, 그 대처가 정말 별로였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미 선택하고 벌어진 일이라서, 사과를 기깔나게 하여 만인의 불안이 잠재워지더라도 바뀌지 않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어찌되었든 사과문에 공감하지 못하고, 이 게임이 앞으로 무슨 방향성을 가질지에 대해 안심을 얻지 못한 유저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부디… 서로에게 유익한 방향성을 고민해주세요. 앞으로의 패치와 대처가 그것을 보완해주던지 또는 더 심각한 상황이 되던지 하게 되겠지요….
저야 라이트 유저로서 그냥 저냥 재밌는 게임으로 듭컬을 하는 게 적당히 만족스럽고, 여러 일이 있었어도 게임에 접속하면 또 그런데로 나름의 재미를 발견하는 중입니다만 많은 분들이 목소리 내시는 걸 보다보니 차라리 위기를 기회삼아 각성된 방향성을 확립하고 갓겜의 면모를 갖춰 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망상도 좀 해보게 되네요…. 🥲
기존 컨텐츠들.. 잡다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하나하나 레벨디자인에서도 구성에서도 디자인에서도 고민 많이 한 티가 나는 촘촘한 컨텐츠들 입니다. 그 속에서 유저분들도 분명히 운영진분들에 대한 감동이나 감탄을 느끼기도 하셨을 거에요. 지금의 사과문은 그 경험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을 메우기에 충분하지는 못하나 필요는 했다고 봅니다. 요 아기자기한 픽셀 드래곤 세상을 멋지게 가꿔나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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