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모르겠지만 난 다 알아 다 알아 알아버렸어 아니 아니 사실은 몰라야 하는데 내가 알아버렸어 그 회사 회사 회사라고 불러야 하나 이름이 있었는데 근데 없었어 존재하는데 존재하지 않고 사람들은 있는데 없고 나는 없는데 있지 그렇잖아 맞잖아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어 그냥 일어나고 밥 먹고 걷고 가고 일하고 보고 듣고 근데 어느 날 문장이 사라졌어 신문을 보는데 글자가 깨졌어 너도 본 적 있지 아닌가 아 너는 아직 아니지 근데 언젠가 볼 거야 숫자들이 말이야 원래는 1 2 3 4 이렇게 가야 하는데 1 3 5 9 아니 아니지 1 4 2 8 아니야 아무튼 이상하게 나열되더라고
그때부터 시작이었어 회사에서 일하던 사람이 있었어 키가 크고 아니 작았나 남자였고 아니 여자였고 음 둘 다 아니었나 아무튼 그 사람이 있었어 근데 사라졌어 없어졌어 다들 모른대 없던 사람이라네 그런데 난 기억나 기억이 나야 하는데 안 나야 하는데 나는 기억하는데
어느 날 거울을 봤어 근데 거울 속 나는 나인데 아닌 거야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난 맞는데 내가 아니야 눈이 있는데 없어 코가 있는데 없어 회사도 그래 있지 있는데 없어 그런데 사람들은 믿어 다 믿어 텔레비전에서도 나오고 뉴스에서도 나오고 근데
창문을 봤어 창문이 아니라 벽이었나 벽을 봤어 근데 그 안에 누가 있어 아무도 없어야 하는데 있어 그런데 없는 거야 그림자가 있는데 그림자가 아니라서 나는 보고 싶은데 보면 안 되는데 봐야 하는데 안 봐야 하는데 머리가 아프고 머리 안 아프고 아프고 안 아프고
그 회사 보고서를 봤는데 이상했어 글자가 춤을 추고 있었거든 A가 B가 되고 B가 C가 되고 아니 아니 B가 다시 A가 되고 숫자가 나오는데 그 숫자는 원래 있는 숫자가 아니라서 읽으려고 하면 사라지고 안 읽으려고 하면 나타나고 0 1 2 아니 아니 0 0 0 0 다 0이야
그리고 그때 들렸어 속삭임 넌 알고 있어
아니야 몰라 모른다고
너는 안 돼
뭐가 뭐가 안 돼 나는 그냥 나는 그냥 있는 건데 나는 그냥 있는 건데
그리고 다 사라졌어
그들은 내 눈을 감게 만들었어 아니야 아니야 나는 눈을 감지 않았어 그런데 안 보이잖아 안 보이잖아 안 보이잖아
너는 보고 있어 아니면 이미 잊었어
0/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