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09:00부터 26일 09:00까지 크리마용 별트리 외형 획득 확률이 증가한다고 설명이 되어 있으나, 증언을 들어보면 많은 과금 유저들이 오늘 하루도 안 되어서 1만개 이상의 다이아(현금으로 20만원 이상)을 선물상자 개봉에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별트리 외형을 1개도 얻지 못했다고 한다. 선물상자 즉시 개봉에 필요한 다이아가 최대 50개임을 고려하면, 이들은 반나절도 안 되어서 최소 200번 이상 선물상자를 개봉했는데도 별트리 외형을 얻지 못한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우선 확률 증가는 별트리 외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매일 08:00~19:59동안은 빛의 캐럴 외형의, 20:00~07:59동안은 고요한 밤 외형의 획득 확률이 증가한다. 따라서 크리마용 획득 확률이 20%임을 생각해보면, 별트리 외형을 얻으려면 80%의 다른 드래곤 획득 확률을 뚫고 낮에는 확률업 된 빛의 캐럴, 밤에는 확률업 된 고요한 밤 외형의 획득 확률을 뜛어야 별트리 외형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이벤트 공지사항으로 충분히 설명되어지는 부분이다.
그런데, 아무리 확률이 낮다고 해도 몇십만원을 쏟아부었는데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저조한 획득 확률은 분명히 문제가 있어보인다. 운이 좋아서 몇 번 만으로 별트리 외형을 건질 수는 있겠지만, 100번이 넘어갈 정도로 많이 상자를 개봉한 사람들 중에 한 번이라도 얻은 사람이 손에 꼽는 것을 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게다가 빛의 외형 확률 증가 시간 동안 고요한 밤 외형만 나오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고, 특히 그동안 하이브로에서 만든 드래곤빌리지 시리즈에서는 모든 드래곤의 획득 확률을 꾸준히 공지했으나, 이번 컬렉션에서 크리마용 확률은 공식 확률표도 없는 데다가 인게임 도감에서도 별트리 외형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러하니, 우리는 하이브로가 의도적으로 특정 드래곤이 나오지 않도록 확률을 조정했기에 크리마용 외형 획득 확률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밖에 없다. 해외 데이터마이닝 유저의 분석에 따르면, 크리마용 별트리 외형 획득 확률이 확률업 기간 전 기준으로 0.06%라고 한다. 이 분석이 사실이면 다른 드래곤의 획득 확률이 99%나 된다는 것인데, 아무리 특별 외형이라도 이벤트에서 이렇게까지 확률을 낮추는 것은 과거 아이템 강화 확률 조작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넥슨도 하지 않았던 방식이다. 심지어 선물상자에서 플로레의 획득 확률이 6.87%나 되는데, 사실상 별트리 외형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가치의 드래곤의 획득 확률과 약 100배 차이가 난다는 것이 유저들 입장에서 말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결국 수많은 유저들의 공분을 사는 결과를 만들었으니, 이제 와서 획득 확률을 공개한다고 해도 유저들이 믿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솔직히 하이브로 입장에서 이러한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면 그것도 말이 안 된다. 예전부터 하이브로는 드래곤빌리지 시리즈에서 생기는 각종 사건/사고들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으며, 심지어 드래곤빌리지의 후속작인 드래곤빌리지2는 타 회사에게 인수되었다가 되찾은지 얼마 안 되어 서비스가 종료되었다. 이미 하이브로 대표가 ‘많은 실패가 있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많은 게임들이 사라졌는데, 자신들의 운영 방식이 유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10년 간의 경험으로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도 무리하게 확률을 낮추어서까지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은 무슨 심리에서 나오는 발상인 것일까.
개인적으로 이번 사태가 드래곤빌리지 컬렉션의 서비스 종료의 전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가 잊고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드래곤빌리지 컬렉션은 정식 출시가 되지 않은 채 ‘베타 버전’으로 운영되어왔다. 아직까지는 출시부터 보여준 좋은 반응이 많기도 하고 몇 가지 사건들도 큰 탈 없이 넘겼지만, 정식 출시된 게임들도 오래 못 가서 폐기되었는데 아직 명확한 출시일이 밝혀지지 않은 ‘베타 버전’ 게임이 명맥을 끝까지 잘 이어갈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여기에 최근 과금을 유도하는 듯한 시스템 추가 역시 신경쓰일 수 있다. 11월 혼돈의 틈새 업데이트로 스킬 레벨업에 필요한 자수정을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게 만들었고, 12월 크리스마스 이벤트와 함께 단계 별 초특가 다이아 상품을 추가했다. 연말에 들어서면서 게임 재화에 대한 과금 유도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고, 지금 논란이 되는 크리마용 별트리 외형의 획득 확률을 높이려면 다이아로 선물상자를 즉시 개봉하는 것이 거의 필수불가결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게임을 정리하기 전에 최대한 수익을 끌어모으기 위한 극단적인 조치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물론 개인적인 추측인 만큼 확실하지 않은 정보이다. 서비스 종료는 너무 멀리 간 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서비스 종료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입장으로서, 컬렉션 내에서 이런 굵직한 사건들이 간간히 터지는 것을 너무 미흡하게 대처하는 것 같아서 심히 염려스럽다. 애초에 드래곤빌리지 컬렉션은 2012년 처음 출시된 드래곤빌리지의 세계관을 계승하고 유저들의 드래곤 수집이라는 재미를 함께하기 위해 만든 게임이 아니었던가. 하이브로가 이 게임을 만들었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유저들에게 좋은 게임으로 남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짧게 한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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